블룸버그 “납품협상서 이견 발생… 공급량 20GWh→5GWh로 조정”
업계 “전세계 전기차 생산 급증… 배터리 공급이 수요 못따라가”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삼성SDI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전기차 배터리 물량이 당초 계획의 4분의 1로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급격히 늘리면서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 시간) 폭스바겐이 당초 삼성SDI로부터 전기차 약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인 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납품받기로 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생산량과 납품 시기에 대한 이견이 발생해 공급량이 5GWh 이하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은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삼성은 계속 우리 배터리의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계약과 관련된 일이라 구체적인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계약 물량을 줄인 이유에 대해 배터리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당초 예정된 물량만큼 확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급격한 전기차 산업의 확대로 인한 ‘배터리 품귀 현상’이 표면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폭스바겐, 아우디, 볼보 등 기존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면서 배터리 공급 속도가 그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만 해도 2025년까지 전기차 50종을 출시해 전체 모델의 25%를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유출 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소장에서 “폭스바겐의 배터리 공급 계약 규모가 2025년까지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내용이 밝혀지기도 했다. 독일 아우디는 배터리 공급 차질로 순수전기차 이트론(e-tron)의 출시 일정을 여러 번 미루기도 했다.

유럽 자동차 업계와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려고 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폭스바겐은 스웨덴 신생 기업인 ‘노스볼트’와 파격적인 조건의 합작사 투자를 결정했고, 독일 프랑스 등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한 자금 지원을 결의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이 독식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의 ‘독립’ 없이는 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전기차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배터리의 안정적 수급 문제가 전기차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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