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건

누나와 함께 쓰던 차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때, 또 다른 누나로부터 아주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매형이 끌던 차를 이제껏 누나 받아서 쓰고 있었는데 엔진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 새로 차를 구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누나가 이용하는 차량정비소의 정비사가 엔진이 기름과 함께 엔진오일을 태워버려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얘기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폐차하려고 생각하는데, 혹시 그래도 따로 타고 다니고 싶다면 그냥 가져가라는 것이었지요.

옳다쿠나!  드디어 나만의 차가 생겼습니다.  나의 전유물!

내 생애 두번째 차, 받을 당시 14년 되었던 94년식 아벨라

 

당연한 것이지만 함께 공유하는 차는 차를 사용하기 위해 늘 부딪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정 겹치지 않게 쓰는 불편함, 최근에 깔끔하게 세차도 하고 내부청소해놓은 것 같은데 다시 지저분해진 차를 받은 것 같은 찜찜함, 차 외부에 긁힌 흔적들, 거기에 내 취향에 맞지 않는 방향제나 장식들까지….!!

 

무려 14년 된 94년식 아벨라였고, 약 157,000Km를 달린 차였습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어디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갈 수 있습니다.  내 것이라는 것이 이렇게 다를까.  첫 수리비로 30만원 가량 들어갔습니다.  또 꽤 오래된 차임에도 외장관리를 위해 왁싱하여 광택도 내보았습니다. 그렇게 전유물로써의 자동차를 누렸지요.

여전히 나만의 차라는 생각에 빠져 만족하는 나와는 달리 내 차에 타는 사람들은 달달거리는 그 차가 언제 멈춰설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나 역시 엔진이 살짝 염려되기는 했지만 다른 정비소에서는 엔진오일만 충분히 보충해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엔진오일을 기름인 양 태우면서 기름 넣듯이 엔진오일을 보충해가면서 차량을 마음껏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어이없게도 내 차가 된지 딱 2년만에 도로 사거리 한복판에서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폐차장으로 가버렸습니다.  모든 차로를 모두 막아버리는, 사거리 한복판에서의 정지란 정말 삐질삐질 땀이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참 더운 계절이었고 사거리이면서 오르막 경사진 곳이라 내려서 밀 수도 없는, 또 뒤에 차가 있어서 후진도 못해 차를 옆으로 뺄 수도 없었습니다. 아찔한 그 날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 때 즈음, 새로운 인연을 만나 한창 사랑을 키워나가던 참이었습니다.  가족들조차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자동차였기에, 여자친구라도 마지못해 타기는 했지만 늘 조심스러워하던 차였습니다.

나에게는 자동차라는 것이 그저 나만의 운송수단일 뿐이었기에 비싼 새 차를 사는 것보다는 또다시 합리적인 가격의 중고차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또다시 중고를 사려고 마음먹고 얘기하는 나를 보는, 여자친구의 눈빛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동차라는 걸로 사람을 판단하는 여자친구는 아니었습니다.  그랬다면 애초에 사귀지 못했을 겁니다.  그저 마음을 놓고 탈 수 있는 차를 바란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 역시도 여자친구에게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하는 남자라는 인상을 주기보다는 [언제나 너를 안전하게 지켜줄꺼야] 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졌습니다.  또한 “나에게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과 같은 존재”라고 여자친구라고 말하면서 저렴한 차에 태우는 것이 [넌 싸구려 여자야]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뭔가 나란 남자를 멋지게 보이도록 포장하여 여자친구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렸습니다.  남자는 자동차라는 공식도 있지 않습니까?

비록 차량 모델은 최하위모델이었지만 안전과 관련된 에어백과 VDC 등의 옵션을 촘촘히 넣은 스포티지 신차를 구입했습니다.

생애 세번째 차, 뉴 스포티지

 

새로운 차를 타고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도 다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나의 평범한 일상을 또다시 확 바꾸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조차도 내게 늘 얘기하게 되는 것, 나에게는 자동차 문화의 혁명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건 바로!!

이원재
미소선비TM
자연에너지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농촌 체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