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공용충전기의 검침 일을 왜 변경했을까?

지난 연재에 한시적 특별 감면으로 비공용 충전기의 전기차 요금청구서의 금액이 달라지는 것을 분석을 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검침일 변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지난 여름, 무척이나 무더움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에어컨도 제대로 못 틀던 때가 기억나시나요?  가정용 전기는 누진제라 요금폭탄 맞을 걱정에 못 틀고 있는 가정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시원한 전기차에서 피서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전기차 요금제는 저렴한데다가 일부 차종의 경우 충전 중에도 에어컨 사용이 가능하거든요.  물론 전기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가정용 전기에 누진제 문제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급격히 더워지는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 에어컨 사용량이 급등하는데, 검침 일이 15일이 되면 1일이 검침일인 가정에 비해 전기요금이 2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에서 8월 10일부터 자율검침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면, 검침 일하고 전기차 요금제하고 무슨 관계가 있을까?

2016년 11월 전기차전용 전기요금 청구서

 

이것은 2016년 11월 전기자동차 요금청구서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이 때는 기본요금만 50% 할인 받던 시절입니다.  가장 저렴하게 충전하기 위해서 전기자동차 충전을 심야 시간대에만 했었습니다.

한국전력의 전기자동차 충전전력 요금표 및 계절별 구분(아파트 등의 공용요금은 별도)

 

또 저희의 전기검침일 이 5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11월부터는 겨울철에 해당되어 봄 가을철의 58.7원보다 비싼 80.7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량 요금이 많이 나오고 계산이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사용량) 224kWh × (가을 경부하요금) 58.7원 = 13,148원

 

금액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다르기에 한국전력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보았습니다.  몇 차례의 통화를 한 끝에 그 해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전 고객센터 상담원의 설명을 정리하면 이러했습니다.

“계량 값을 전달 1일에서 말일로 계량을 할 수 있는, 원격검침이 가능한 디지털계량 계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다만 현재는 검침원이 직접 방문하여 검침 일에 검침을 하고 있다 보니 전달 5일에서 이번 달 4일까지의 검침 값을 사용량으로 계산합니다.  또한 월별 사용량은 사용량을 일할 계산하여 비율적으로 나눕니다.”

날짜 별 요금 계산 방법

 

이에 따른 계산 방법은 이렇습니다.

(전체사용량) 224kWh × (10월5일~31일) 27일/31일 = (10월사용량) 195kWh (전체사용량) 224kWh × (11월1일~ 4일)  4일/31일 = (11월사용량) 28.9kWh

(전체 전력량 요금)

(10월 사용량) 195kWh × (가을 경부하요금) 58.7원 = 11,446.5원

(11월 사용량)  29kWh × (겨울 경부하요금) 80.7원 =  2,340.3원

==> 11,446원 + 2,340원 = 13,786원

 

즉, 실제로 사용한 전력량에 대한 요금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계산하니 3월이나 6월처럼 계절이 바뀔 때는 그에 따른 요금 변동이 생기니 똑같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가정용에서 보듯이 문제가 있습니다.  만일 검침일 이 15일이고 10월 15일부터 31일까지 사용 후 11월부터는 출장을 갔다고 가정한다면, 절반의 사용량은 전력량 요금을 더 많이 내는 셈이 됩니다.  또한 5월에 최대부하시간에만 충전하고 6월에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절반의 사용량은 전력량요금을 3배 가까이 내게 됩니다.  단가 자체가 그리 크지 않고 가정용처럼 누진단계가 크지 않을 뿐 불합리한 측면이 있는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여름의 더위를 계기로 공정약관이 바뀌어 자율검침일 제도가 시행되고, 실질적으로 24일부터 검침일 변경이 가능해지면서 검침일을 1일로 변경 신청을 하였습니다.  검침일 변경은 아래와 같은 서류를 작성해서 해당지사로 발송해야 하는데, 저희 지사 쪽은 이 메일 접수는 안 받고 팩스 접수만 받았습니다.

희망검침일 신청서

1년 이내 검침일 변경 불가는 어느 정도 수긍을 했지만,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원격 검침이 가능한 디지털계량기라 하더라도 검침원이 방문하는 지역은 희망검침일 이후 검침숫자를 확인하여 지사 담당자에게 매번 전화로 보고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나마 나중에 문자로 계량기의 숫자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냈습니다만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한 2회 보내지 않으면 한전에서 검침 일을 다시 바꿔버린다고 안내합니다.

 

 

이번 요금청구서에서 기본요금이 변경된 것을 보고, 전기차요금이 더 떨어진 줄 알고 잠시 착각했습니다.  사실 사용기간이 줄어서 기본요금이 줄은 것이고, 지금은 기본요금 100% 감면 기간이라 비용상 변화는 없습니다.

비공용 충전기를 이용하는 분에게 검침일 변경은 아직은 많이 불편하기에 꼭 해야 할 것은 전혀 아니지만, 요금 계산방법이 다르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이원재
미소선비TM
자연에너지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농촌 체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