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수입차를 타는 것이 특별하지 않습니다. 도로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의 차들이 돌아다니죠. 지금 당장 창밖에 고개를 내밀어 독일산 차들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 그러나 중국 브랜드의 차를 보신 적이 있나요? 경험이 없다면 이유는 두 가지 정도. 대부분 상용차라 눈에 띄지 않았을 테고, 큰 관심이 없어 지나쳤을 겁니다. 어떤 종류의 중국산 자동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을까요? 또 경쟁상대로 노린 국산차는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롱버스 두에고 vs 현대 카운티

선롱버스는 한국에 진출한 최초의 중국 상용차입니다. 최초라는 타이틀답게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력 모델은 두에고 EX. 25인승 모델로 주로 전세버스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두에고 EX에는 미국 커민스사의 3.8L 엔진과 보그 워너 5단 변속기를 장착해 170마력을 발휘합니다. 국내에 들여와 국산 시트를 장착할 만큼 한국에 공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경쟁 상대였던 현대 마이티에는 3.9L 엔진과 다이모스 5단 변속기가 탑재됩니다. 에어로타운과 비교될 수도 있습니다. 두에고 EX의 길이가 약 7.5m로 카운티와 에어로타운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 그러나 8.5m에 달하는 길이와 5.9L(225마력) 엔진을 단 에어로타운과 승차 인원이 비슷해 같은 링에 서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듀에고 EX의 최초 출시가격은 5,885만 원. 25인승 카운티 장축은 6,800만 원대로 시작합니다. 당시 선롱버스코리아는 이런 가격적 메리트를 무기로 마을버스 시장에도 문을 두드렸습니다. ZF 변속기를 단 ‘듀에고 CT’라는 모델입니다. 마찬가지로 현대 카운티, 자일대우 레스타와 경쟁하게 됩니다.

선롱버스는 2016년 가을 수입이 중단됐습니다. 환경 규제에 적합한 신차의 부재와 대량 리콜을 이유로 꼽습니다. 시장 철수로 인한 정비 문제와 땅에 떨어진 잔존가치는 아직까지 고객들의 불만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중국산 전기 버스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우도에는 BYD 전기버스(eBus-7)가 20대 도입됐으며, 강릉에는 포톤 전기버스도 운행 중입니다. 전기차에 강한 중국이 과연 대륙을 벗어나 한반도를 공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선롱버스 도전 정신에만 박수를, 카운티 승!

북기은상 CK 미니트럭 vs 한국GM 라보

혹시 거리에서 포터와 라보 중간 크기의 트럭을 발견하셨나요? 그 차가 바로 중국 북기은상의 CK 미니트럭입니다. CK 미니트럭은 지난 2015년 중한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수입했습니다. 4기통 1.3L 가솔린 심장을 단 CK 미니트럭은 89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최대 800kg의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당시 최대 적재중량을 기준으로 포터와 라보의 틈새를 정확히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CK 미니트럭의 출시 가격 또한 1,085만 원으로 둘 사이에 포진합니다. 포터보다는 400만 원 정도 싸고, 라보보다는 150만 원 비쌉니다. 그러나 2.5L CRDI 엔진을 장착한 포터와는 성능의 격차가 컸습니다. 주로 라보와 비교됐지요. 값 차이는 적지만 250kg을 더 실을 수 있었죠. 여기에 에어컨도 기본이며 차체자세제어장치도 달렸습니다. 라보는 50만 원을 주고 에어컨을 추가해야 하니 사실상 가격 차이는 더욱 좁혀집니다.

현재는 CK 미니트럭 대신 신원CK모터스가 동풍소콘 미니트럭 K01을 준비 중입니다. K01은 CK 미니트럭과 비슷한 0.8톤을 적재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인증단계를 거치는 중이며 곧 출시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가성비 뛰어난 CK 미니트럭 승!

 

북기은상 켄보 600 vs 현대 투싼

2017년의 1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신선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중국 북기은상의 켄보 600이 공식 출시된다는 이야기. 중국에서 들여온 최초의 승용 모델이었기에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현지에서는 ‘S6’라는 이름으로 제법 인기를 끌었던 차종이기에 미디어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매체에 속한 필자 역시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썩 나쁘지 않은 디자인에 덩치 큰 중형 SUV. 그런데 가격은 준중형 세단 정도였으니까요. 일단 120대 초기 물량은 순식간에 주인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직접 시승한 결과 파워트레인의 성능이 국산차와 견줄 수 없는 수준. 연료를 태우는 엔진을 빼더라도 네덜란드제 펀치파워트레인의 CVT는 숱한 문제를 보였습니다. 국내 물량 수급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연간 3,000대 목표에 10% 수준인 320여 대 판매에 그쳤습니다. 현재는 수입이 중단된 상태.

당시 1.6 가솔린 터보 투싼의 가격은 2,200만~2,700만 원. 2L 가솔린 싼타페는 이보다 400만 원 비싼 수준이었습니다. 출시 전 켄보 600에 걸었던 기대와는 달리 뚜껑을 열어보니 싼타페는 물론 투싼과도 비교 자체가 무의미했습니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선입견 탈피에도 급급한 상황이었죠. 단 하나, 차체 크기 대비 가격은 지금도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력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현격히 차이 나는 운동 성능과 만듦새, 투싼 승!

 

세미시스코 D2 vs 르노 트위지

‘대형 마트에서 파는 전기차’. 아마도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뉴스를 통해 접했을 소식입니다. 트위지와 D2는 ‘소형 EV’라는 공통점 말고도 획기적인 판매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취지와는 달리 르노 트위지 역시 D2처럼 수입 판매 모델이기에 국산차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는 9월부터 국내 생산이 결정됐고, 시장에 먼저 나온 선배 자격으로 D2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D2는 중국 쯔더우가 생산합니다. D2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세미시스코는 반도체 전문회사지만 전기차에 힘을 싣고 있죠. 이미 2017년 세종시에 전기차 공장 준공을 마친 상태. 현재는 화물용 전기차를 생산하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D2의 카고 버전을 본격적으로 만든다고 이번 서울 모터쇼에서 밝혔습니다.

D2와 트위지는 다른 생김새처럼 차이점도 많습니다. 가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200만 원으로 책정된 D2의 서울 기준 판매가는 1,490만 원. 720만 원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트위지(보조금 전 1,430만 원, 인텐스)와는 격차가 있습니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도 차이 납니다. 트위지는 55km(6.1kWh)를 달릴 수 있지만 D2의 경우 150km(17.3kWh)를 주행할 수 있죠. 동승자와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구조, 히터와 에어컨의 탑재가 D2의 큰 장점입니다.

뛰어난 주행거리, 세미시스코 D2 승!

 

지금까지 흔치는 않지만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중국차들의 경쟁력을 살펴봤습니다. 자동차는 단순한 공산품과는 다른점이 있습니다. 주택 다음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고가의 물건이며, 목숨을 책임지도 합니다. 또한 누군가의 생계 수단이기도 하지요. 때문에 중국 자동차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수입니다. 경쟁력 있는 가격, 접근 용이한 정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안전성 확보입니다. 수준 높은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면 성능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본격적인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 전기차 브랜드 BYD는 버스와 지게차로 노크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지리(GEELY)자동차나, 중국 SUV 판매 1위 하발(HAVAL)이 국내로 오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죠. 이들은 언제든지 막강한 자본력의 수입사와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직은 낯선 중국차의 국내 진출. 분명한 건 그리 먼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고석연 기자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